이 글은 '일상을 요리하다'라는 카테고리의 첫 글이다.

'일상'과 '요리'란 이야기를 어떻게 이 블로그에 담을까에 대한 고민이다.

 

 

폭주하는 이미지의 시대다.

10년 전 도토리를 모으며 배경음악을 구매하고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올리고 일기를 쓰던 싸이월드의 시대는 완전히 끝이났다.

각종 소식들로 가득한 화면에 일종의 영역표시인 '좋아요'를 무의식적으로 눌러대던 페이스북의 글들도 이제는 귀찮아졌다.

2016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가입을 했고.. 끝까지 '하지 않겠다' 결심한 나 조차도 ' 인스타그램'에 가입했다.

인스타그램에서 긴글은 '쿨 하 지' 못하다. 이미지와 헤시테그면 충분하다.

(아직 인스타그램의 정확안 어원이 무엇인지 헤시테그는 어떻게 나온 단어인지 알지 못한다) 

이미지를 위한 이미지에 대한 이미지인 매체를 통해 우리는 '소통'한다고 생각한다.

하루에도 몇장식 올라오는 사진들, 끊이없이 내려지는 스크롤... 과연 그 끝은 있을까 싶다.

그 끝없음 만큼 우리들은 그 누군가와 진정 소통하는 것일까?

있다면, 그 소통은 과연 어떤 것일까?

 

인스타그램에서 슬프거나  비참하거나 더러운 이미지를 본적이 거의 없다.

멋지게 찍은 다큐사진 등에서 그 비슷한 사진을 본적이 있지만 그것은 강렬한 색감을 가진 슬프장면을 찍은 멋진 이미지였다.

인스타그램 속 세상은 비현실적 행복의 세상이며 증명되지 않은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우리의 삶은 고되고 슬프기도 하며 뼈가 시리게 추운 다층적 감정이 가득한 세상인데 인스타그램의 세상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 속의 소통이 그리 맘 편하지만은 않다.

 

진정 행복한 이미지가 아닌 '이미지적 행복'에 둘러쌓여있다.

 

이미지적 행복의 정점에 '킨포크'가 있다.

 

소셜테이너 이효리의 블로그도 있다.

 

 

 

킨포크적 삶의 방식과 이효리님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픈 것은 아니다.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의 유사성은 우리들의 인스타그램의 이미지에서도 나타난다.

심지어 '킨포크 스타일로 사진찍는 법'이라는 글도 있었다. 우리는 도시에서도 킨포크적 이미지로 포틀랜드의 여유로운 삶을 흉내를 낸다.

소셜테이너 이효리님도 제주도에서 '킨포크'적 외래 행복을 이미지로 담는다.

각종 필터가 장착된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그 흉내를 보다 쉽게 누구나 할 수 있게만든다. 

우리는 디스토피아적 세상에서 유토피아를 흉내며 매일같이 남몰래 좌절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소통해야 하는 것일가?

 

 

 

 

 

 



 

"가회동집 가요"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을 말할 때
자주 '가회동 집'이란 이름을 사용한다.
그 집-은 단순히 '집'이란 물성이 아닌 '가회동 집'이란 장소를 동시에 담고 있다.
이는 여러차례 이사를 전전한 나의 이십대의 행보에 의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제는 머문지 4년이 넘어가는 가회동 집을 생각해 보면, 떠돌아 다닌 사실 보다는 역시 '가회동'이라는 장소 자체가

내게 '집'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므로 내게 '가회동집'의 범주는 작게는 대지 40평가량에 있는 3ㅈhouse의 마당과 7칸의 한옥채를 뜻하고,

정서적으로 내게 많은것들이 친근한-숫가락 수를 아는 정도는 아니겠지만- 사람들과 상호들이 붙어있는

창덕궁과 경복궁 삼청공원 사이에 놓인 북촌을 뜻한다.

그리고 좀 더 확장해보자면 3ㅈhouse 마당에서 보이는 남산까지... 실제로 남산까지 보도로 종종 걸어가곤 한다.

매일아침 동쪽에서 뜨는 햇빛에 의해 잠을 깨고, 낮엔 구름이 흐르는 것을 마당에 지는 구름 그늘로 느끼게 된다.
일상의 사물들 보다 일상의 자연의 흐름이 친숙해지는 집이 바로 '가회동 집'이다.
4년의 시간동안 동거한 '가회동 집, 3ㅈ house'와 나는 닮아가고 있을까?
지난 4년 간 장마 내, 습기에 축축해져 생긴 벽에 생긴 얼룩처럼 내 마음에도 여 기저기 얼룩이 생긴 것을 보면,

가회동 집과 나는 서로 닮아가고 있는 것도 같다.

 

[2012년 9월12일의 기록]

 

 

올해로 머무른지 8년이 되어가는 가회동집-3ㅈ house-는 북촌한옥마을에 위치한 정망 좋은 한옥집이다.

2013년 2월 처음 이사를 왔을때는 '한옥마을'이란 이름이 없던 그냥 '북촌'인 동네였었다.

지금은 서울의 주요 관광지로 매일 아침 출근길 전 세계를 여행하는 듯  많은 외국인들을과 마주하는 동네가 되었다.

 

오늘 아침 골목길을 쓸고 있을 때 외출하시는 옆집 아저씨를 만났다.

새해 복 맣이받으라며 먼저 인사를 건내 주셨다.

"지온이도 새해 복 많이 받아라~" 3ㅈhouse이 마스코드인 멍멍이 지온이에게도 새해 인사를 해 주셨다.

오가는 인삿말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겨울날 아침이었다.

마주치는 눈이 어색한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원룸을 전전하다 머무르게 된 동네에서 나는 나의 20대를 보냈었고 30대가 된 지금도

동네의 많은 변화들을 몸소 느끼며 여러사람들과 살아가고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