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부터 거스로 올라가는 사랑이다.

그때 부터 쭈욱 사랑하고 있다.

 

달콤하고 차가웠던 그 사랑의 시작은

2010년 가을이었다.

6월부터 시작된 여행과 타국생활에 가을엔 알게 모르게 향수병이란 것이 찾아왔었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프라하예술을 가르치는 국적불명의 선생님으로부터 프라하에 정말 맜있는 젤라또 집을 소개 받았었다.

 

체코에서 파는 젤라또가 뭐 그리 대단한 맛이겠냐.. 큰 기대없이 친구들과 쫄래쫄래 그 젤라또 집엘 따라갔었다.

그날 아마도 망고 젤라또를 먹었었을 것이다.

유리 그릇에 노란 젤라또를 가득 담고 설탕을 넣지 않은 덤덤한 생크림도 올려 주었다.

 

젤라또집 사장님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이었나...? 체코사람은 아니었다.

한국에서 체코 프라하의 예술학교의 교환학생이 었던 나는 당시 프라하에 정을 붙이지 못했고 매우 심드렁한 상태였으며

건축을 공부함에도 도시자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그곳에서 땅바닥만 쳐다보며 지냈었다.(조금 과장하자면..)

 

물론 얼마지나지 않아서 나는 체코의 색바란 붉고푸른색들과 볼타강을 사랑하게 되었고 사슴계곡에서 혼자 영화를 찍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술을 엄청 잘마시는 맘착한  체코친구들을 만나 새벽까지 안주없이 술만 주구장장 마시기도 했다.

1인 당 술소비율 세계랭킹 5위쯤 되는 체코이다.

 

여튼 학기가 시작하고 나는, 그래... 우울했다.

집에 가고싶었다.

그런 지독한 향수병에 걸린 내게 운명처럼 찾아온 명약은 프라하 시내 어느 귀퉁이의 작은 angelato라는 젤라또집의 젤라또였다.

 

지구상에,

어느 대륙에나,

일정한 맛을 가진 음식이 딱 두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

초콜렛

그리고 아이스크림

 

그 두 음식은 사람에 따라 향수병의 명약이 될 수 있음을 젤라또를 맛 본 그날 나는 알게되었다.

그 중에서 통칭 아이스크림 종(種)에 속하는 젤라또는 한순간에 나를 한국으로 체코로 이탈리아로 그 어딘가로 데려가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나는 그날 이후 하루가 멀다하고 안젤라또(angelato)를 방문했다.

에스프레소 한잔에 젤라또 작은거 하나.

어떤날은 안젤라또 사장님이 남은 젤라또를 포장해 주기도 했다.

 

아직도 기억이 선명하다.

그 심심한 생크림의 맛

젤라또의 감촉과 바삭거리던 콘의 식감

작은 색색의 투명스푼과 겨울날 축축한 타국의 길 위를 젤라또를 한입 물고 걷던 나와 친구들

 

아마도 흥얼거렸었던것 같다.

우습게도 내게 프라하는 젤라또의 도시가 되었고 2년 후 이탈리아로 젤라또를 배우기 위해 나가게 된다

그리고 나는 안젤라또 사장님에게 편지(일종의 팬레터)를 전하게 되고

또 다시 그 유리그릇 속 심심한 생크림이 올라간 안젤라또의 젤라또를 맛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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